초록 지붕집(Green Gables House)의 역사와 실제 인물들 빨강머리앤 연구

   초록 지붕집은 빨강머리 앤의 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현재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 국립공원의 건물로 전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초록 지붕집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가 살았을까를 의문을 가지고 연구해 보았습니다. 초록 지붕집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빨강머리 앤의 작가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 가족 가계도를 올려 놓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가계도 게시물 : http://aogg.egloos.com/6009152

   지금으로부터 240년 전인 1770년경 스코틀랜드의 젊은 청년 '존 맥닐(John McNeill)'은 고향을 떠나 미개척지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이주해서 캐번디시(초록 지붕집 주변 지명) 지역에 가장 먼저 이주한 장인이 될 윌리엄 심슨(William Simpson) 가족과 함께 일하게 됩니다. 착실하고 건장한 청년으로 인정 받은 그는 1780년 심슨 집안의 장녀 마가렛(Margaret Simpson)과 결혼하여 보통 빨강머리 앤의 빛나는 호수라고 불리는 호수를 중심으로 캐번디시 중심 지역 500 에이커를 불하 받습니다. 1790년 캐번디시라는 지명으로 클라크, 심슨 집안의 아들과 함께 마을의 설립자가 됩니다.


<1809년 캐번디시 토지대장 (c) P.E.I Public Archive, electricscotland.com>

   세월은 흘러 존 맥닐은 하원의장이 되는 윌리엄 심슨을 낳고 윌리엄은 우체국장이 되는 알렉산더 마르퀴스를 낳고 알렉산더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의 어머니가 되는 '클라라 울너 맥닐(Clara Woolner MacNeill)'을 낳게 됩니다. 클라라는 상원의원 아들이고 사업가인 '휴 존 몽고메리(Hugh John Montgomery)'와 결혼하여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를 낳고 얼마되지 않아 죽게 됩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후에 작가가 되고 빨강머리 앤이라는 고전 명작을 쓰게 됩니다. 그 소설의 배경이 바로 캐번디시의 초록 지붕집입니다.

   초록 지붕집의 시작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의 외증조부 윌리엄 심슨의 막내 동생이었던 데이비드 맥닐(David McNeill, 1803-1891)이 1831년 캐번디시의 자신이 상속 받은 땅에 이웃과의 거리를 두고자 한적하면서도 거리쪽에서 안보이는 낮은 언덕에 집과 헛간을 짓고 아내 메리 매켄도프와 결혼하여 살게되면서부터입니다. 4남 1녀를 두었지만 남자 형제 세 명은 섬의 다른 곳으로 가서 정착하거나 본토로 떠나버리고 남매인 마가렛 맥닐(Margaret McNeill)과 데이비드 맥닐(David McNeill Jr.)만 남아서 농장을 상속하고 경영했습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어려서부터 친척집이었고 집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놀이 장소인데다가 두 남매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기에 꼬마 모드는 놀러갈 때마다 환영을 받았습니다.


<1880년 캐번디시 토지대장 (c) 2001 Green Gables; Formac Publishing Company>

   한편, 1892년 모드 여사의 친척인 캐번디시의 피어스 맥닐(F. Pierce Mcneill, 1851-1936)과 레이첼 맥닐(M. Rachel Mcneill, 1853-1924) 부부는 이웃과 함께 농장 일을 도울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 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착오인지 역에 도착한 아이들은 겨우 5살 난 남자 아이와 3살 난 여자 아이가 왔습니다. 맥닐 부부는 여자 아이를 데려와서 빨강머리 앤에서처럼 입양해서 키우게 되고 모드 여사는 그 에피소드를 기록해 두었다가 훗날 빨강머리 앤의 주요 에피소드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 여자 아이의 이름은 "엘렌 맥닐(Ellen Clark McNeill)"이고 캐번디시의 맥닐 부부 농장의 자리는 현재 캐번디시 관광 안내소(Cavendish Visitor Information Centre)입니다. 소설에서는 레이첼 린드 부인의 집으로 묘사되었고 정말로 캐번디시를 오가는 사람들을 면밀하게 지켜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앤 셜리의 영감이 된 소녀 엘렌 (c) 1895, Ruth Gallant, ryerson.ca>

   1894년 모드 여사가 19세로 사범학교를 졸업할 때 역시 친척이고 초록 지붕집에 살고 있는 남매의 조카인 에이다(Ada)의 딸 11살 난 여자아이 "머틀 맥닐(Myrtle Macneill, 1883-1968)"이 초록 지붕집에 오게 됩니다. 머틀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과 재혼을 해버려서 늙은 남매는 머틀을 입양하여 늙그막에 애지중지 키우게 되고 머틀 맥닐은 초록 지붕집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당시 초록 지붕집은 주변의 보통의 농가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1890년대 초록 지붕집 (c) L.M. Montgomery Research Centre, images.ourontario.ca>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는 초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고 대학생활까지 타지에 있었기에 머틀을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머틀과의 우정은 1900년에 이르러 캐번디시의 맥닐 농장의 할머니에게 돌아와 살게 되어 머틀이 셜리 양귀비 꽃다발(Shirley poppies)을 선물하는 때부터입니다. 둘은 이웃이자 친척으로 친언니, 친동생처럼 연인의 오솔길(캐번디시 숲 길)을 산책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머틀과의 우정은 모드 여사가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1900년대 초록 지붕집 (c) Sgeulachdan, flickr.com>

   1905년 머틀 맥닐은 섬의 서부 오리리(오리어리) 출신의 청년 "어니스트 웹(Ernest Webb,1880-1950)"과 초록 지붕집에서 결혼식을 올립니다. 모드 여사는 자신의 스크랩북에 초대장을 보관하고 - 레드 스크랩북 45 페이지 (엘리자베스 에펄리 박사의 신판 스크랩북에는 제외됨) - 머틀의 남편과도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초록 지붕집의 앤(Anne of Green Gables)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엘렌의 에피소드를 활용하여 '앤 셜리'라는 빨간 머리, 주근깨 고아 소녀를 등장시키고 배경은 캐번디시를 차용한 애번리라는 마을과 초록 지붕집을 그 주요 배경으로 쓰게 됩니다. 소설은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모두 거절 당하고 다락방에 보관했는데 몇 년 후 다시 본 그 소설은 자신이 보기에도 너무 재밌는 소설이어서 다시 여러 출판사에 도전하여 미국 보스턴의 L.C.페이지 사에서 1908년 초판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스타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고 그후로부터 초록 지붕집은 농장의 보통 집이 아닌 "앤의 집"이 됩니다.


<마가렛, 데이비드 맥닐과 웹 가족 (c) 2001 Green Gables; Formac Publishing Company>

   머틀은 남편과 함께 오리리에서 신혼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초록 지붕집의 눈이 먼 아줌마와 늙은 아저씨를 돌보고 농장을 경영하기 위해 1907년 초록 지붕집으로 돌아와서 살게 됩니다. 짐작되듯이 1층 데이비드의 방은 현재 매슈 아저씨의 방입니다. 웹 부부는 첫 아이(Ina)를 잃었지만 초록 지붕집에서 많은 아이들을 낳고 기르게 됩니다. 매리언 웹(Marion Webb, 1907), 키스 웹(Keith Webb, 1909), 아니타 모드 웹(Anita Maud Webb, 1911), 로레인 웹(Lorraine Webb, 1917), 폴린 웹(Pauline Webb, 1920)으로 1남 4녀의 아이들이 초록 지붕집에서 살았고 1911년 모드 여사도 결혼을 하고 낳은 체스터와 스튜어트와 함께 휴가차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때도 초록 지붕집은 아이들의 천국이었습니다.


<1940년대 초록 지붕집과 골프 코스 (c) Remembering Lucy Maud Montgomery, Dundurn Press Ltd.>

   1937년 캐나다 정부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 북해안 40km 지역과 빨강머리 앤의 실제 배경이 되는 초록 지붕집을 포함한 캐번디시 북쪽 모든 지역을 국립공원(Prince Edward Island National Park)으로 지정했습니다. 어니스트 웹은 가족들과의 합의로 집과 농장을 모두 국립공원에 양도했고 초록 지붕집은 약간의 개축을 거쳐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초록 지붕집의 형태는 그 이후 별 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앤의 방은 가구와 벽지, 전시물의 배치 등에 의해 잔잔한 변천을 겪었는데 현재의 앤의 방은 1970년대에 정립된 것이고 그 이후에는 미미한 변화만 있습니다.
   
   아이들은 차차 성인이 되어 타지로 떠나갔지만 웹 부부는 국립공원 초록 지붕집의 관리인으로 어니스트가 65세로 은퇴할 때까지 초록 지붕집에 그대로 살았습니다. 1945년 은퇴 후엔 초록 지붕집을 떠나 캐번디시에 살았고 어니스트는 1950년에, 머틀은 1969년에 사망했고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가 먼저 잠들어 있는 캐번디시 묘지에 묻혔습니다.  

   1978년에는 일본에서 "타카하타 이사오(Takahata Isao)" 감독이 초록 지붕집을 방문하여 초록 지붕집과 주변의 모든 배경을 그대로 그려서 "빨강머리 앤(Akageno An, 1979)"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일본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을 휩쓸었습니다. 그 애니메이션은 전세계로 파급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적인 빨강머리 앤과 초록 지붕집의 이미지는 그 애니메이션에 의해 형성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1970년대 앤의 다락방 (c) 1970s, Romantist archive, aogg.egloos.com>


<애니메이션 앤의 다락방 (c) 1979, Nippon Animation, aogg.egloos.com>


<현재 앤의 다락방 (c) 2007, maritzburgmerle, flickr.com>

   그동안 별 다른 사고가 없던 초록 지붕집은 1997년 5월 23일 매슈 아저씨 방에서 전기누전으로 여겨지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많은 팬들뿐 아니라 일본의 팬들도 성금을 보내왔고 두 달간의 복구 공사로 여름 관광시즌에 재개장을 했습니다. 이제 초록 지붕집에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의 팬들이 나서게 될 겁니다. 초록 지붕집은 이제 우리들 마음의 집이니까요.


<1997년 초록 지붕집 복구공사 (c) 1997, Romantist archive, aogg.egloos.com>

   초록 지붕집은 국립공원의 건물로 앞으로도 그대로 보존되고 그대로 그 자리에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초록 지붕집을 기억하고, 작가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를 기억하고, 앤 셜리의 다락방을 기억하는 한 말입니다. 앤 팬이 아니더라도 죽기 전에 꼭 가보야할 곳으로 초록 지붕집을 로맨티스트가 적극 추천합니다.

주요 참고 게시물 : http://aogg.egloos.com/9455906

관련 게시물
http://www.electricscotland.com/history/articles/cavendish.htm
http://www.canada.com/ottawacitizen/story.html?id=bdfe2b18-f0c4-4d11-8025-f25fab355680

참고 게시물
http://ignorams.egloos.com/3163924
http://ignorams.egloos.com/2938684
http://aogg.egloos.com/6008666
http://aogg.egloos.com/6009152

참고 서적
Green Gables, Lucy Maud Montgomery's Favourite Places (Formac Publishing Company, 2001)
Remembering Lucy Maud Montgomery (Dundurn Press Ltd., 2001)
빨강머리 앤 이미지북 (세종서적, 2008)

* 출처
http://www.electricscotland.com
http://www.lmmrc.ca/
http://www.islandregis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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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다음엇지 2009/06/15 21:54 # 답글

    앤이 성인이 되어서도 살았던 방이라고 생각하면 저는 70년대 다락방 모습이 더 마음에 드네요. ^^
  • 로맨티스트 2009/06/16 10:59 #

    저도요. 왠지 엠마뉴엘4 분위기라서 참 끌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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