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산 갈가노 유적지의 엑스칼리버와 빨강머리 앤 미스터리 빨강머리앤 스크랩

   이탈리아 토스카나 시에나에서 30km 거리의 키우스디노 시골에 성 갈가노 유적지가 있습니다. 시에나 대성당 디자인의 모태가 되는 고딕 양식의 폐허가 된 지붕 없는 성당과 언덕 위에 수도원이 있는데 수도원 안에 그 유명한 아서왕의 전설의 엑스칼리버와 동일한 형태로 바위에 꽂힌 검이 있고 시에나의 유명한 화가 암브로지오 로렌체티(Ambrogio Lorenzetti, 1290년경~1348년)의 프레스코화들이 벽면에 남아 있습니다. 폐허의 풍경이라서 주요 관광지는 아니지만 실제 유물로 남아 있는 엑스칼리버의 유래로서 미스터리 계에서는 유명합니다.

 
<성 갈가노 성당, 대천사 미카엘에게 검을 바치는 성 갈가노 (c) 2007 ho visto nina volare, italiamedievale flickr.com>

   성 갈가노(San Galgano, 1148~1181년)는 십자군으로 출정하여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대천사 미카엘과의 만남으로 수도승이 되어 다시는 피흘리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바위에 칼을 꽂았다고 전해집니다. 수도원 내부의 돔 위에 원형 고리 문양 등 장식에 켈트 요소가 많아서 실제 아서왕의 검 엑스칼리버의 유래일지 모른다는 설이 무성하고, 성당 풍경은 1983년 칸느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Andrey Tarkovskiy)의 영화 노스텔지아(Nostalghia, 1983)에 로케이션으로 쓰였습니다.

  
<바위에 꽂힌 검, 수도원 돔 문양, 영화 노스탤지어 (c) 2009 bruno brunelli, 2012 Chee-pow flickr.com, 1983 Opera Film Produzione aogg.egloos.com>

   켈트 요소가 있다는 것과 상통되게 벽면 프레스코화 중에 고딕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 두초 디 부오닌세냐(Duccio di Buoninsegna, 1255년경~1318년 또는1319년)가 시에나 대성당에 그린 마에스타(Maestà, 1308, 두오모 박물관 소장)에 영향을 받은 유사한 벽화가 있는데 완전히 다른 것은 특이하게 이브가 매우 한가한 포즈로 두루마리를 들고 머리를 총총 땋고 마리아 아래에 누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UFO 관련 도서인 <신의 그림: 그림 속 코드를 해독하라!, 라인하르트 하베크, 예문, 2010>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저자는 말괄량이 삐삐 같다고 했지만 어느 누구나 누구 닮았냐고 하면 빨강머리 앤이라고 대답할 수준의 셀틱 요소가 다분한 머리 모양을 가진 이브입니다.

 
<두초의 마에스타, 로렌체티의 산 갈가노 마에스타 (c) Museo dell'Opera Metropolitana del Duomo wikipedia.org, 2007 italiamedievale flickr.com>


<빨강머리 이브 부분 확대* (c) Podere Santa Pia casasantapia.com>

   성 갈가노의 검은 엑스선 검사를 통해 두부에 칼을 찔러 넣었듯이 바위에 정말 깊게 꼽힌 것을 확인했고 12세기경에 만들어진 진검임을 확인했습니다. 일전에 관광객이 검을 뽑겠다고 난리를 쳐서 지금은 유리덮개로 덮은 채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미스터리로 둘러싸인 중세 유적으로서 가장 오래된 빨강머리 앤 유적입니다. 믿거나 말거나요. 아래의 이탈리아 TV 자료를 보면 더 재밌습니다.



* 빨강머리 이브가 들고 있는 새총 비슷하게 생긴 것은 선악과 가지이고 옆에 뱀이 기어다니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발 아래에 이브가 있는 것은 성서를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한 5세기 이탈리아 성인 제로니모(성 제롬)가 말한 '이브를 통해 죽음이, 마리아를 통해 생명이'라는 말에 근거를 두었고 그러한 형태는 단 18점의 작품이 남아 있습니다. 미술사적으로 종교적 페미니즘의 표현으로 여겨지고 이브의 포즈는 로렌체티가 시에나 시청에 남긴 팍스(Pax)의 인물이 취한 모델스러운 포즈와 유사합니다. 머리 모양은 두 갈래로 총총 땋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 헤어스타일은 그의 대표작인 <선한 정부가 도시와 시골에 미친 영향, 1338-1340>에 두루마리 들고 있는 천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브가 들고 있는 두루마리에는 라틴어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PEI의 열정적인 작가에 의해 아름다운 별 아래 넋과 불과 이슬로 다시 태어나리니. 이브는 참이슬만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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