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기계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미국과 비교하는 도마 그 짜릿한 승부 이슈 스크랩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도마(뜀틀) 종목의 여홍철 선수가 체조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16년 만에 또는 우리나라가 올림픽 체초 종목에 출전한지 52년 만에 사상 첫 금메달을 양학선 선수가 획득했습니다. 한국 체조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첫 결과이기 때문에 양학선 선수의 쾌거를 축하하면서 도마가 얼마나 짜릿한 기계체조의 종목인지 미국 여자 선수의 도마 경기를 비교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래에 들어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미국이 매우 강세입니다. 여자 단체의 경우에는 거의 매번 금메달을 따고 있고 개인 종목에서도 매번 금메달을 받고 있으며 덩달아 남자 선수들도 많은 금메달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84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이전에는 거의 대부분 러시아로 대표되는 동유럽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유럽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던 종목이었습니다.
   한편,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현대 체조의 획기적인 기술 변화를 주도했던 나디아 코마네치로 대표되는 루마니아가 새로운 세계적인 수준의 체조 강국이 되었는데 코마네치를 지도하고 루마니아 대표팀 감독이었던 벨라 카롤리(Béla Károlyi)와 마르타 카롤리(Márta Károlyi) 부부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당시 루마니아의 공산 독재정권이었던 차우셰스쿠를 피해서 벨라 카롤리 부부는 1981년에 미국으로 망명을 하면서 비유럽권 선수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오랜 세월에 걸쳐 벨라 카롤리의 지도에 의해 미국이 체조의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올림픽의 어떤 종목에서도 지도자 한 사람에 의해 특정 국가가 세계적인 수준이 되는 선례가 없는 경우를 만들게 됩니다.
   1984년 대부분의 공산권 국가들이 불참한 올림픽인 LA 올림픽에서 벨라 카롤리 부부가 지도한 메리 루 래튼(Mary Lou Retton)이 올림픽 최초로 비유럽권 출신으로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나디아 코마네치를 만들어 냈던 벨라 카롤리였기에 미국 자국 개최의 잇점을 업은 LA 올림픽에서 메리 루 래튼을 스타로 만들기는 코마네치의 경우보다는 쉬웠을 겁니다. 본경기에서 메리 루 래튼은 벨라 카롤리가 망명 전에 어려서부터 지도했던 선수이고 LA 올림픽 4관왕(단체, 도마, 마루운동, 이단평행봉)이 되는 루마니아의 예카테리나 스자보와 경쟁했는데 개인종합 결선에서 다른 종목을 모두 마치고 두 선수간 점수차가 미미한 상태에서 메리 루 래튼이 도마 연기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도마에서 10점 만점을 받으면 금메달이 되고 9.95 이하를 받으면 은메달이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과연 어떻게 되는지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십시오. 당시엔 지금과는 다르게 두 번을 연기해서 높은 점수가 최종 점수가 되던 때였습니다.



   이렇게 메리 루 래튼은 미국의 국민 영웅이 되었고 많은 소녀 소년들이 체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미국이 체조 강국이 되는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1996년 아틀랜타 올림픽, 벨라 카롤리 부부가 미국 체조팀 여자부 정식 감독이 되어 체조 여자단체 결승에서 또 일을 내게 됩니다. 이때의 여자단체전 참가자 7명의 선수는 할리우드 영화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황야의 7인(Magnificent 7)'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는 미국의 국가적 영웅이 됩니다. 그 중심에 케리 스트럭(Kerri Strug)이라는 선수가 있는데 역시 마지막 종목이 도마였습니다.
   경쟁 상대인 러시아와 1, 2위를 다투던 중에 도마 종목 마지막 선수인 케리 스트럭이 9.493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어떻게 되는지 케리 스트럭 소개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십시오.



   체조는 개인 종목이기도 하고 단체 종목이기도 하며 어려서부터 체계화된 많은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하는 예술에 가까운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세계적 수준이 되지 않으면 운에 의해 어떤 결과를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종목입니다. 미국의 체조 역사에 새겨져 있는 위의 두 순간의 함성이 이제 대한민국의 양학선 선수에게로 옮겨졌습니다. 그의 땀과 눈물이 금메달 하나로 나타난 것 뿐이지만 그 금메달 하나가 나타나기 위해 여1, 여2 기술로 대변되는 도마 레전드 여홍철의 눈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의 양태영 오심 파문에 의한 눈물(나디아 코마네치가 첫 10점 만점을 펼친 기록 제도인 10점 만점제 폐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유재석의 눈물(비인기 종목에도 굴하지 않고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유원철 선수 경기의 보조해설)들이 모아져 이제 양1 기술로 대변되는 도마의 신, 양학선이 나타난 것입니다. 양학선 선수가 방송 인터뷰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는 한 번 바뀔 때 단번에 확 바뀐다." <양학선>

   그렇습니다. 바뀐 시점에서 보면 정말로 역사는 단번에 확 바뀝니다. 그러나 그 역사를 바꾸기 위해서 우리나라 체조의 경우에는 52년이 걸렸고 도마 종목으로는 16년이 걸렸습니다. 도마는 불과 5초라는 짧은 시간에 펼치는 연기인만큼 그것 자체로 짜릿합니다. 그 짜릿함의 역사를 미국의 대표적인 체조의 역사의 순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양학선 선수가 혼자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유재석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적 순간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유재석>

   이번에 양학선 선수의 경기을 보면서 로맨티스트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 역사의 순간을 지켜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코마네치 살토(E 난도)가 있으므로 코마네치는 위대한 인물입니다. 여2(7.0 난도)가 있으므로 여홍철은 위대한 인물입니다. 양1(7.4 난도 - 현 세계 최고 난도)이 있으므로 양학선 역시 위대한 인물입니다.



   양학선 선수의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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