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은 1908년 출판되어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의 극단적 인종주의를 넘어 현재에 살아 남은 소설입니다. 현재는 극단적인 인종주의적 차별은 매우 줄어 들어서 인종주의에 대한 어떠한 작은 언급도 용납되지 않는 시대이므로 소설 배경 시대인 19세기 말 당시 사회에 팽배했던 인종주의적 배경은 현재의 시대와 맞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설 내용 중에 약간의 프랑스인에 대한 비하, 이탈리아인과 유태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단어가 된 집시에 대한 내용 등이 나오는데 그것은 현재에도 그러하므로 살아 있는 고전의 증거이고 또한, 문학이라는 것이 그 시대를 반영하지 않으면 고전으로 남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에 고전이라는 역설도 통합니다.
소설 내용에 나오는 모든 부정적인 인종, 민족, 국가에 대한 편견은 매우 미약하고 조심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작은 발현이라 할지라도 부정적 인종주의의 포괄적인 내용에 포함되므로 부정적인 편견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부정적인 편견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프랑스계에 대한 비하는 캐나다의 역사와 함께 한 국가주의라서 17세기 개척시대부터 영국계와 프랑스계의 반목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캐나다 퀘벡 주는 프랑스계가 최초 개척하던 지역이기에 이미 많은 프랑스계가 있었고 현재 공용어도 프랑스어입니다. 동 퀘벡 및 동부 대서양 연안 지역에 프랑스계 정착민을 아카디언(아카디아인, Acadians)이라고 부릅니다. 영국의 정책으로 영국군에 의해 1755년부터 아카디언은 본토쪽인 현재 캐나다 퀘벡 주, 미국 메인 주, 루이지애나 주 등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되는데 인종주의적인 실행으로 개척된 토지와 집은 불태워지고 반항하는 자는 살해되었습니다. 이에 반대하여 벌어진 1759년 퀘벡에서의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패배하고 모국의 7년전쟁에서 프랑스가 영국에 연이어 패배하면서 1763년 파리조약에 의해 캐나다 내 주도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아카디언 지역은 현재 캐나다의 뉴 브런스윅 주, 노바 스코샤 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 지역입니다. 따라서 프랑스에게서 영국이 빼앗은 땅이 배경이고 그 빼앗은 땅에 정착한 후손이었던 저자는 그 편견을 사회화의 측면에서 가지고 있으므로 빨강머리 앤에 프랑스계에 대한 비하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적극적인 비하는 아니고 비꼬는 언급 정도에 불과해서 강도가 매우 약하기에 현재에도 문제시 되지는 않습니다. 빨강머리 앤에 미국, 일본, 중국(도자기라는 단어로), 이탈리아, 독일 등의 국가명이 나오고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다양성이 꽤 팽배한 나라이므로 프랑스인들 및 캐나다 프랑스계 사람들 역시 이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아카디아인의 추방 (c) Claude T. Picard Nova Scotia Museum cbc.ca>
추방된 이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아카디언은 영국계가 이미 모든 토지를 차지해버렸고 지배층처럼 프랑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멸시천대를 받으며 영국계 후손들과 더불어 살게 되면서 불하된 토지가 한정된 관계로 그들의 자녀들은 대체로 노동자, 가정부 등 하층민으로 살게 됩니다. 그 오랜 편견은 현재 캐나다의 프랑스어 공용어 사용, 프랑스계의 정치, 사회, 문화 차별금지 및 퀘벡 독립을 위한 분리주의로 현 세대가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아카디언 캐릭터 제리 부트, 메리 조 (c) 1979 Nippon Animation aogg.egloos.com>
빨강머리 앤 소설 내의 프랑스계 아카디언 캐릭터는 둘이나 됩니다. 제리 부트(Jerry Buote)와 메리 조(Mary Joe)인데 저자가 크리크라고 소설에서 언급한 지명은 루스티코라는 곳이고 캐번디시와 가까워서 프랑스계 사람들이 주변 마을에서 많이 일하던 것을 저자도 자주 보았고 일가 농장에서 직접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성이 그대로 쓰인 실제 인물은 루스티코의 부트(Buote) 집안 사람들로 19세기 후반 루스티코 및 북해안에 살았고 자녀들은 주민들의 편견을 피해 아카디언이 이주한 미국 지역으로 많은 이가 이주했습니다. 역시 소설 내에서 미국으로 내뺀다는 구절로 나타납니다. 미국에 정착한 아카디언은 통상 케이준(Cajun)이라 부릅니다. 그 사람들이 만든 요리인 케이준 요리는 전세계적으로 프랑스 요리와는 또 다른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바닷가재 통조림 공장이나 미국에서 더 많은 급료를 받을 수 있으니 그곳으로 가는 것이 아카디언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편견이 있는 저자의 입장에서 부정적인 것이 가미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침 제리 부트라는 남자아이가 애번리에 와서 매슈가 일을 부탁했기에 앤은 초록 지붕집에 있을 수 있게 되고, 메리 조 역시 후두염에 대해서 전혀 몰랐기에 앤은 미니메이를 살리게 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제리 부트는 청년으로 그려졌지만 원작에서는 소년입니다.
And you know how desperate hard it's got to be to get hired help. There's never anybody to be had but those stupid, half-grown little French boys; and as soon as you do get one broke into your ways and taught something he's up and off to the lobster canneries or the States.
그리고 일꾼 구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멍청하고 반푼이 같은 프랑스 사내애들 말고는 없어요. 그애들을 고용한다치더라도 기껏 가르쳐서 구실 좀 할만하면 바닷가재 통조림 공장이나 미국으로 내빼버린다니까요. <빨강머리 앤 1장>
Young Mary Joe, a buxom, broad-faced French girl from the creek, whom Mrs. Barry had engaged to stay with the children during her absence, was helpless and bewildered, quite incapable of thinking what to do, or doing it if she thought of it.
배리 부인이 없는 동안 아이들을 돌보라고 고용한, 크리크에서 온 포동포동하고 넓적한 얼굴의 프랑스 아가씨 메리 조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고 생각이 났다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정도였다. <빨강머리 앤 18장>
이탈리아인과 유대인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 것은 머리염색 에피소드에서 나옵니다. 불량품 염색약을 판 만물장수가 독일계 유대인이라는 설정인데 당시 섬에 이탈리아계 행상이 많이 있었고 영업에 편법을 동원했다는 것이 추측되며 모드 여사의 일기에 의하면 독일 물건은 잘 망가진다라는 언급이 있어서 저자가 실제로 독일제 물건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있어서 그런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추즉됩니다. 프랑스인에 대한 편견과 마찬가지로 비하 강도는 매우 약해서 현재 문제시 되지 않으며 유머가 가미된 에피소드 내에 단어로 언급된 정도라서 유대인 비하라고 보기에 어려울 정도의 내용입니다.

<염색약 구매 전, 구매 후 (c) 1979 Nippon Animation aogg.egloos.com>
진정한 유대인 비하가 있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이 이를 이용하지 않았을리 없었겠습니다. 또한 그 장면은 원론적 아동문학인 <백설공주>의 장면이 떠오르게 되는데 관련 머리색인 검은 머리에 대해서는 바로 전 연구 게시물에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설정상의 유사점으로는 빨강머리 앤에서는 마릴라가 이탈리아 행상을 집에 들이지 말라고 하니까 집에는 안들이고 문을 꼭 닫고 밖에 나가서 물건을 구경하다가 충동구매 후 결국 사기를 당했고, 백설공주에서는 일곱난쟁이가 이상한 사람을 집에 들이지 마라고 하니까 집에는 안들이고 창문을 열고 물건을 구경하다가 무료 이벤트에 속아서 결국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염색 관련으로 자세한 소개는 아래 게시물에 있습니다.
● 빨강머리 앤의 머리 염색에 대한 고찰 : http://aogg.egloos.com/9834478
"The peddler that was here this afternoon. I bought the dye from him."
"Anne Shirley, how often have I told you never to let one of those Italians in the house! I don't believe in encouraging them to come around at all."
"Oh, I didn't let him in the house. I remembered what you told me, and I went out, carefully shut the door, and looked at his things on the step. Besides, he wasn't an Italian—he was a German Jew.
"오늘 오후에 왔던 행상이요. 그 사람한테 염색약을 샀어요."
"앤 셜리, 그런 이탈리아 사람을 집에 들이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난 그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게 도무지 싫구나."
"어머, 집에 들이진 않았어요. 아주머니 말씀이 기억나서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단단히 닫고 계단에 앉아 물건을 구경했어요. 게다가 그 사람은 이탈리아인이 아니라 독일계 유대인이었어요." <빨강머리 앤 27장>
인종주의의 또 다른 대표격인 집시에 대한 편견은 빨강머리 앤 원편에는 영어 단어화가 된 것이 쓰여져 부정적인 것은 전혀 없습니다. 빨강머리 앤에는 낭만적인 방랑을 뜻하는 명사와 형용사로 쓰였고 부정적인 편견은 앤 시리즈 4권에 한 번만 나옵니다. 즉, 집시에 대한 보통의 생각이 소설을 통해 나온 것이고 역시 강도가 매우 약하거나 오히려 낭만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기에 현재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A little gypsy wind came down it to meet them, laden with the spicy perfume of young dew-wet ferns.
이리저리 떠도는 바람결에 이슬 젖은 어린 고사리의 알싸한 향기가 실려 왔다. <빨강머리 앤 10장, 김양미 번역>
Marilla offered no objections to Anne's gypsyings.
마릴라는 앤이 그렇게 나돌아 다녀도 아무런 잔소리도 하지 않았다. <빨강머리 앤 31장, 김양미 번역>
Anne thought those Friday evening gypsyings over the autumnal hills in the crisp golden air, with the homelights of Avonlea twinkling beyond, were the best and dearest hours in the whole week.
저 멀리 반짝이는 에이번리 마을의 불빛을 바라보며 황금빛으로 물든 상쾌한 대기를 가르고 가을 언덕길을 걸어가는 금요일 저녁이 앤에게는 일주일 중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빨강머리 앤 35장, 김양미 번역>
Grandmother would never let little Elizabeth go out walking by herself . . . for fear, she said, that she might be kidnaped by gypsies. A child had been once, forty years before. It was very seldom gypsies came to the Island now, and little Elizabeth felt that it was only an excuse.
할머니는 조그만 일리저버스를 결코 두 번 다시 산책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집시에게 끌려가면 큰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은 집시가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오는 일은 좀처럼 없으므로 그것은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그만 일리저버스는 느꼈다. <윈디 윌로우의 앤 셋째해 12장, 김유경 번역>
소설에 나타난 빨간 머리에 연결되는 인종주의의 측면을 보더라도 인종주의적 편견이 있거나 인종주의적인 사고와 행동은 모두 사회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부정적인 것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즉,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이익이나 권력 등의 이득을 쫒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 인종주의적인 편견입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독일에서 유대인 탄압 프로파간다의 선봉에 섰던 언론인 율리우스 슈트라이허(Julius Streicher, 1885-1946)가 출판한 독버섯(Der Giftpilz, 1938)이라는 책을 보면 어떻게 편견을 만들 수 있는지 잘 나타납니다.
첫번째 일러스트 : 유대인은 6자 모양 메부리 코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번째 일러스트 : 유대인은 세례를 받는다고 해서 기독교인이 되지 않습니다.
세번째 일러스트 : 십자가를 볼 때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를 죽인 사람은 유대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첫번째 일러스트, 두번째 일러스트, 세번째 일러스트 archive.org>
이 그림책은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고 당시 모든 독일인들이 유대인을 혐오사상을 가지게 되는 기초 교재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 믿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전범으로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편견은 가뿐하게 6백만명을 죽일 수 있습니다.
Challenge your preconceptions, or they will challenge you.
편견에 도전하라, 그렇지 않으면 편견이 너에게 도전할 것이다. <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 시즌 1 에피소드 4, 불칸 격언>
다음 게시물에서는 근대의 실제 인물에 대해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 세번째 일러스트의 땋은 머리 소녀는 빨강머리 앤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땋은 머리가 귀엽다는 것을 독일 나치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소설 내용에 나오는 모든 부정적인 인종, 민족, 국가에 대한 편견은 매우 미약하고 조심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작은 발현이라 할지라도 부정적 인종주의의 포괄적인 내용에 포함되므로 부정적인 편견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부정적인 편견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프랑스계에 대한 비하는 캐나다의 역사와 함께 한 국가주의라서 17세기 개척시대부터 영국계와 프랑스계의 반목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캐나다 퀘벡 주는 프랑스계가 최초 개척하던 지역이기에 이미 많은 프랑스계가 있었고 현재 공용어도 프랑스어입니다. 동 퀘벡 및 동부 대서양 연안 지역에 프랑스계 정착민을 아카디언(아카디아인, Acadians)이라고 부릅니다. 영국의 정책으로 영국군에 의해 1755년부터 아카디언은 본토쪽인 현재 캐나다 퀘벡 주, 미국 메인 주, 루이지애나 주 등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되는데 인종주의적인 실행으로 개척된 토지와 집은 불태워지고 반항하는 자는 살해되었습니다. 이에 반대하여 벌어진 1759년 퀘벡에서의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패배하고 모국의 7년전쟁에서 프랑스가 영국에 연이어 패배하면서 1763년 파리조약에 의해 캐나다 내 주도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아카디언 지역은 현재 캐나다의 뉴 브런스윅 주, 노바 스코샤 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 지역입니다. 따라서 프랑스에게서 영국이 빼앗은 땅이 배경이고 그 빼앗은 땅에 정착한 후손이었던 저자는 그 편견을 사회화의 측면에서 가지고 있으므로 빨강머리 앤에 프랑스계에 대한 비하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적극적인 비하는 아니고 비꼬는 언급 정도에 불과해서 강도가 매우 약하기에 현재에도 문제시 되지는 않습니다. 빨강머리 앤에 미국, 일본, 중국(도자기라는 단어로), 이탈리아, 독일 등의 국가명이 나오고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다양성이 꽤 팽배한 나라이므로 프랑스인들 및 캐나다 프랑스계 사람들 역시 이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아카디아인의 추방 (c) Claude T. Picard Nova Scotia Museum cbc.ca>
추방된 이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아카디언은 영국계가 이미 모든 토지를 차지해버렸고 지배층처럼 프랑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멸시천대를 받으며 영국계 후손들과 더불어 살게 되면서 불하된 토지가 한정된 관계로 그들의 자녀들은 대체로 노동자, 가정부 등 하층민으로 살게 됩니다. 그 오랜 편견은 현재 캐나다의 프랑스어 공용어 사용, 프랑스계의 정치, 사회, 문화 차별금지 및 퀘벡 독립을 위한 분리주의로 현 세대가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아카디언 캐릭터 제리 부트, 메리 조 (c) 1979 Nippon Animation aogg.egloos.com>
빨강머리 앤 소설 내의 프랑스계 아카디언 캐릭터는 둘이나 됩니다. 제리 부트(Jerry Buote)와 메리 조(Mary Joe)인데 저자가 크리크라고 소설에서 언급한 지명은 루스티코라는 곳이고 캐번디시와 가까워서 프랑스계 사람들이 주변 마을에서 많이 일하던 것을 저자도 자주 보았고 일가 농장에서 직접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성이 그대로 쓰인 실제 인물은 루스티코의 부트(Buote) 집안 사람들로 19세기 후반 루스티코 및 북해안에 살았고 자녀들은 주민들의 편견을 피해 아카디언이 이주한 미국 지역으로 많은 이가 이주했습니다. 역시 소설 내에서 미국으로 내뺀다는 구절로 나타납니다. 미국에 정착한 아카디언은 통상 케이준(Cajun)이라 부릅니다. 그 사람들이 만든 요리인 케이준 요리는 전세계적으로 프랑스 요리와는 또 다른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바닷가재 통조림 공장이나 미국에서 더 많은 급료를 받을 수 있으니 그곳으로 가는 것이 아카디언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편견이 있는 저자의 입장에서 부정적인 것이 가미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침 제리 부트라는 남자아이가 애번리에 와서 매슈가 일을 부탁했기에 앤은 초록 지붕집에 있을 수 있게 되고, 메리 조 역시 후두염에 대해서 전혀 몰랐기에 앤은 미니메이를 살리게 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제리 부트는 청년으로 그려졌지만 원작에서는 소년입니다.
And you know how desperate hard it's got to be to get hired help. There's never anybody to be had but those stupid, half-grown little French boys; and as soon as you do get one broke into your ways and taught something he's up and off to the lobster canneries or the States.그리고 일꾼 구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멍청하고 반푼이 같은 프랑스 사내애들 말고는 없어요. 그애들을 고용한다치더라도 기껏 가르쳐서 구실 좀 할만하면 바닷가재 통조림 공장이나 미국으로 내빼버린다니까요. <빨강머리 앤 1장>
Young Mary Joe, a buxom, broad-faced French girl from the creek, whom Mrs. Barry had engaged to stay with the children during her absence, was helpless and bewildered, quite incapable of thinking what to do, or doing it if she thought of it.
배리 부인이 없는 동안 아이들을 돌보라고 고용한, 크리크에서 온 포동포동하고 넓적한 얼굴의 프랑스 아가씨 메리 조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고 생각이 났다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정도였다. <빨강머리 앤 18장>

이탈리아인과 유대인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 것은 머리염색 에피소드에서 나옵니다. 불량품 염색약을 판 만물장수가 독일계 유대인이라는 설정인데 당시 섬에 이탈리아계 행상이 많이 있었고 영업에 편법을 동원했다는 것이 추측되며 모드 여사의 일기에 의하면 독일 물건은 잘 망가진다라는 언급이 있어서 저자가 실제로 독일제 물건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있어서 그런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추즉됩니다. 프랑스인에 대한 편견과 마찬가지로 비하 강도는 매우 약해서 현재 문제시 되지 않으며 유머가 가미된 에피소드 내에 단어로 언급된 정도라서 유대인 비하라고 보기에 어려울 정도의 내용입니다.

<염색약 구매 전, 구매 후 (c) 1979 Nippon Animation aogg.egloos.com>
진정한 유대인 비하가 있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이 이를 이용하지 않았을리 없었겠습니다. 또한 그 장면은 원론적 아동문학인 <백설공주>의 장면이 떠오르게 되는데 관련 머리색인 검은 머리에 대해서는 바로 전 연구 게시물에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설정상의 유사점으로는 빨강머리 앤에서는 마릴라가 이탈리아 행상을 집에 들이지 말라고 하니까 집에는 안들이고 문을 꼭 닫고 밖에 나가서 물건을 구경하다가 충동구매 후 결국 사기를 당했고, 백설공주에서는 일곱난쟁이가 이상한 사람을 집에 들이지 마라고 하니까 집에는 안들이고 창문을 열고 물건을 구경하다가 무료 이벤트에 속아서 결국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염색 관련으로 자세한 소개는 아래 게시물에 있습니다.
● 빨강머리 앤의 머리 염색에 대한 고찰 : http://aogg.egloos.com/9834478
"The peddler that was here this afternoon. I bought the dye from him." "Anne Shirley, how often have I told you never to let one of those Italians in the house! I don't believe in encouraging them to come around at all."
"Oh, I didn't let him in the house. I remembered what you told me, and I went out, carefully shut the door, and looked at his things on the step. Besides, he wasn't an Italian—he was a German Jew.
"오늘 오후에 왔던 행상이요. 그 사람한테 염색약을 샀어요."
"앤 셜리, 그런 이탈리아 사람을 집에 들이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난 그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게 도무지 싫구나."
"어머, 집에 들이진 않았어요. 아주머니 말씀이 기억나서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단단히 닫고 계단에 앉아 물건을 구경했어요. 게다가 그 사람은 이탈리아인이 아니라 독일계 유대인이었어요." <빨강머리 앤 27장>

인종주의의 또 다른 대표격인 집시에 대한 편견은 빨강머리 앤 원편에는 영어 단어화가 된 것이 쓰여져 부정적인 것은 전혀 없습니다. 빨강머리 앤에는 낭만적인 방랑을 뜻하는 명사와 형용사로 쓰였고 부정적인 편견은 앤 시리즈 4권에 한 번만 나옵니다. 즉, 집시에 대한 보통의 생각이 소설을 통해 나온 것이고 역시 강도가 매우 약하거나 오히려 낭만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기에 현재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A little gypsy wind came down it to meet them, laden with the spicy perfume of young dew-wet ferns.이리저리 떠도는 바람결에 이슬 젖은 어린 고사리의 알싸한 향기가 실려 왔다. <빨강머리 앤 10장, 김양미 번역>
Marilla offered no objections to Anne's gypsyings.
마릴라는 앤이 그렇게 나돌아 다녀도 아무런 잔소리도 하지 않았다. <빨강머리 앤 31장, 김양미 번역>
Anne thought those Friday evening gypsyings over the autumnal hills in the crisp golden air, with the homelights of Avonlea twinkling beyond, were the best and dearest hours in the whole week.
저 멀리 반짝이는 에이번리 마을의 불빛을 바라보며 황금빛으로 물든 상쾌한 대기를 가르고 가을 언덕길을 걸어가는 금요일 저녁이 앤에게는 일주일 중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빨강머리 앤 35장, 김양미 번역>
Grandmother would never let little Elizabeth go out walking by herself . . . for fear, she said, that she might be kidnaped by gypsies. A child had been once, forty years before. It was very seldom gypsies came to the Island now, and little Elizabeth felt that it was only an excuse.
할머니는 조그만 일리저버스를 결코 두 번 다시 산책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집시에게 끌려가면 큰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은 집시가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오는 일은 좀처럼 없으므로 그것은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그만 일리저버스는 느꼈다. <윈디 윌로우의 앤 셋째해 12장, 김유경 번역>

소설에 나타난 빨간 머리에 연결되는 인종주의의 측면을 보더라도 인종주의적 편견이 있거나 인종주의적인 사고와 행동은 모두 사회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부정적인 것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즉,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이익이나 권력 등의 이득을 쫒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 인종주의적인 편견입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독일에서 유대인 탄압 프로파간다의 선봉에 섰던 언론인 율리우스 슈트라이허(Julius Streicher, 1885-1946)가 출판한 독버섯(Der Giftpilz, 1938)이라는 책을 보면 어떻게 편견을 만들 수 있는지 잘 나타납니다.
첫번째 일러스트 : 유대인은 6자 모양 메부리 코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번째 일러스트 : 유대인은 세례를 받는다고 해서 기독교인이 되지 않습니다.
세번째 일러스트 : 십자가를 볼 때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를 죽인 사람은 유대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첫번째 일러스트, 두번째 일러스트, 세번째 일러스트 archive.org>
이 그림책은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고 당시 모든 독일인들이 유대인을 혐오사상을 가지게 되는 기초 교재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 믿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전범으로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편견은 가뿐하게 6백만명을 죽일 수 있습니다.
Challenge your preconceptions, or they will challenge you.편견에 도전하라, 그렇지 않으면 편견이 너에게 도전할 것이다. <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 시즌 1 에피소드 4, 불칸 격언>

다음 게시물에서는 근대의 실제 인물에 대해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 세번째 일러스트의 땋은 머리 소녀는 빨강머리 앤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땋은 머리가 귀엽다는 것을 독일 나치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덧글
애니메이션에서도 제리부토가 프랑스인이라는 언급이 나오죠.
그 때는 아무 생각없이 봤었는데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고향으로 귀국하지 못한 프랑스인이었다니...
알면 알수록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