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 빨강머리 앤을 중심으로 3 빨강머리앤 연구

   로마는 그리스 로마인이라 하여 인종도 연결되고 그리스 로마 신화라 하여 신화도 항상 같이 언급됩니다. 로마 문화가 그리스 문화를 그대로 수용한 후 다문화 융합책 및 식민지 로마문화 이식정책에 의해 서양의 모든 문화의 근간을 이루게 되며 로마는 정복 과정 중에 전제적 군주가 정치, 군사를 통합하여 더 강대한 로마제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기원전 4세기 후반까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던 고대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침입으로 멸망했지만 헬레니즘 시대로 문화의 명맥을 완연히 유지하고 다른 분야에서 더욱 발전되어 로마가 기원전 168년 정복을 하고 나서도 문화적 측면에서는 그리스가 로마를 정복한 격이 될 정도로 서양 문화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혼란했지만 헬레니즘 시대부터 현대의 모든 인문학이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대에 그리스 로마인이라 하면 설화석고 같은 피부에 금발을 흔히 연상하지만 실제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갈색과 검은 머리가 대부분의 인구를 차지했고 금발은 신의 색이라 하여 신화의 신들과 영웅에게 부여했습니다. 당시 신과 영웅을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었으니 현대에 남은 문화에 금발 관련 예술이 많아서 그렇게 여겨질 뿐입니다.
   금발의 비율과 마찬가지로 빨간 머리도 드물게 있었는데 빨간 머리 비율이 많은 종족 지역은 (현재 위치로) 이탈리아 중북부와 섬지방, 그리스 동북부, 프랑스와 독일과 북유럽(당시 갈리아와 게르마니아), 영국(당시 브리타니아) 등지로 로마에 정복당하는 지역이어서 피정복민으로 식민지가 되며 노예로 팔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로마인들은 빨간 머리 노예를 높게 쳐서 프리미엄을 붙여 사고 팔았다고 합니다. 당시 알려진 모든 세계가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는데 그 식민지의 한 지방인 유대지방에서 생겨난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발전하게 되고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종교가 되면서 빨간 머리는 고대시대의 차별에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인종주의적 차별을 받게 됩니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먼저 지난 게시물에 이어 로마 신화부터 시작하여 다음 게시물로 계속 이어지겠습니다.

   신화

4. 로마

   그리스 신화의 모든 신은 로마에서도 동일합니다. 이름을 동일하게 쓰기도 하고 로마식 이름으로 변경되기도 하고 약간의 변형이 된 신화와 이전부터 있었거나 다른 지역에서 들어 온 것 등의 새로운 신화가 추가되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빨간 머리 신들은 역시 로마에서도 그대로 빨간 머리이고 강조를 해야 하는 경우와 부정적인 경우 빨간 머리로 변경되거나 새롭게 나타납니다. 빨간 머리는 로마 초기에는 매우 부정적은 아니었으나 기독교가 주요 종교가 되고부터는 더 부정적이 되었습니다. 더 다양화되고 인간적이 되어서인지 그 신을 상징하는 동물도 나타납니다. 신들에게도 애완동물이 있었나 봅니다.
   그리스 신화의 것과 같거나 이름만 바뀌거나 확실하지 않은 머리색이 빨간 머리 계통으로 바뀐 신화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티폰은 로마식으로 티포에우스(Typhoeus, 베르길리우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는 미네르바(Minerva, 올빼미가 신조)
   난로와 가정의 여신 헤스티아는 베스타(Vesta, 오렌지색~적갈색)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의 딸 피르하(Pyrrha, 라틴어로 불타는 빨간색이라는 뜻)
   전쟁의 남신 아레스는 선명한 붉은색 머리의 마르스(Mars, 붉은 행성 화성의 어원)
   그리스 신화의 테베왕 오이디푸스(Oedipus,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어원, 소포클레스)
   크레타 왕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Ariadne, 테세우스와 낙소스 섬, 호메로스)
   트로이 전쟁에 참가한 방랑시인 아이네이아스(Aeneas, 베르길리우스)
   트로이의 멸망을 예언한 프리아모스 왕의 딸 카산드라(Cassandra, 호메로스)

  
<미네르바 청동상, 카우프만의 베스타, 라파엘로의 피르하 (c) B. McManus vroma.org, Kauffmann historylink102.com, Raffaellino mlahanas.de>

   그리스와 로마는 신화를 전달하는 문자 언어가 라틴어에 의하여 쓰이거나 고대 그리스어가 번역되었기에 공유되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그리스 신화에 멀리 이집트 남부의 에티오피아에서 들어 온 신화도 수용되었습니다. 흑인 종족 지역이었지만 그곳에도 빨간 머리는 존재했다는 것의 문헌상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태양신 아폴로(그리스의 헬리오스)와 에티오피아 공주의 아들 파에톤(Phaethon, 오비디우스)

5. 게르만

   게르만 신화는 북유럽(노르드) 신화, 앵글로색슨 신화와 더불어 게르만족계의 신화를 말합니다. 게르만족은 프랑크족(현재 프랑스)과 노르만족(현재 북유럽)을 모두 일컷는 종족이므로 중, 서, 북유럽 지역의 대부분이 게르만 신화의 영향하에 있었습니다. 로마 제국 시대에 정복 당하기도 하고 끝까지 싸우기도 하는 등 많은 전쟁과 로마문화 학습을 통해 강한 종족이 되어서 8세기부터는 바이킹이라 불리며 모든 유럽에 공포를 주었습니다. 항해술이 발달하여 배로 갈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노략질을 했으며 왕국을 세우기도 했으며 문화를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신화 등의 기록은 구전되었기도 하고 기독교의 전파로 인해 남겨진 것이 매우 드뭅니다. 그 자료의 빈약함은 상상력에 영향을 미쳐서 후대의 연구와 창작에 의해 게르만 신화가 완성되어서 가장 최근의 신화이고 현대에 매우 자주 응용되는 신화입니다. 중, 서, 북유럽이라는 지역 종족 자체의 특성 때문에 금발과 빨간 머리가 흔해서 부정적인 것은 거의 없습니다. 로마의 갈색과 검은 머리들과 싸웠으니 빨간 머리는 오히려 자랑스러운 색깔이었고 전사, 영웅, 용맹, 미를 상징하는 머리색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신화 인물 역시 금발내지 빨간 머리입니다. 현재도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의 지역은 금발은 너무 흔해서 빨간 머리 아기가 태어나면 자랑스러워합니다.
   북유럽 신화의 가장 대표적인 영웅 베오울프(Beowulf)가 대체로 빨간 머리입니다. 괴물 그렌델과 그의 어미와 싸워 이겼고 헤아르드레드를 이어 왕이 되고 후에 용과 싸우다 상처를 입어 죽는 지극히 영웅주의적인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둥, 번개, 바람, 비의 신 토르(Thor) 역시 빨간 머리입니다. 북유럽 신화의 주신 오딘과 처남 관계인데 거인족과의 싸움에 강력한 아이템(망치 묠니르, 쇠장갑, 마법 허리띠)을 가지고 싸우는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를 참지 못한다는 성격이 유명하고 그것은 베오울프도 마찬가지입니다. 파프니르(Fafnir) 역시 빨간 머리입니다. 파프니르는 원래 빨간 머리 종족이 사는 바나헤임에서 태어났는데 가지게 되면 저주를 받는 보물을 손에 넣게 되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용으로 변신해서 지키고 있다가 지크프리트(시구르드)와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보물을 빼앗기고 죽는다는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2, 베오울프와 그렌델, 토르 포스터 (c) 2002 effyeahlotr.tumblr.com, 2010 romance-writer.blogspot.com 2011 festa-sem-espuma.blogspot.com>

   게르만 신화에서도 빨간색은 금발보다는 더 강한 색인 것은 분명한지 여신은 대개 금발로 표현되고 남신이 빨간 머리를 가지게 됩니다. 현재의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 주로 거주하는 게르만족의 일파인 켈트족은 유럽 모든 종족 가운데 가장 빨간 머리 비율이 높습니다. 빨간머리와 금발머리는 해적 바이킹의 후예라는 말은 금발의 경우에는 맞지만 빨간 머리의 경우에는 완전히 맞지 않습니다. 켈트족은 게르만족이기는 하지만 금발이 흔한 노르드족과는 사뭇 다른 종족이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주하여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 정착하면서 켈트 문화를 이룬 그 종족입니다. 빨간 머리가 흔하기도 하고 게르만족의 것 중에서도 남녀평등 신화라서 빨간 머리는 영웅, 전사, 미를 상징하는 게르만의 상징에 특히 여신도 전쟁과 전사의 의미를 남성과 똑같이 가지며 전쟁과 말과 관계 있는 여신인 마하(Macha)가 대표 빨간 머리입니다. 보통 요정으로 분류되는 전쟁의 여신 모리유(모리간, Morrígan)와 바드브(Badb)과 함께 삼신일체를 이루는데 빨간 머리로 상징되는 것은 모리유와 마하입니다. 신화의 실제 인물로 여겨지는 마하 몽 루아드(Macha Mong Ruadh)는 기원전 4세기에 아일랜드를 지배한 여왕이었고 몽 루아드는 아일랜드어(게일어)로 빨간 머리라는 뜻입니다. 남성으로는 영웅 신화적인 빨간 머리의 콘라(Connla)와 다다(Dagda)가 있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표현되는 요정이나 여신에 땋은 머리로 표현되는 아름다운 여성상이 매우 자주 나옵니다. 켈트족은 금발 또는 빨간 머리였고 머리를 땋고 다녔다라는 로마의 묘사 기록이 있기 때문에 빨강머리 앤과 가장 가까운 실제적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화입니다. 또한 앤 셜리의 이름인 앤(Anne)의 어원이 히브리어의 축복받은이라는 뜻인데 라틴어로 'Ana'입니다. 모리유의 이름이 보통 'Virgin Ana'라고 표현되므로 앤이라는 이름의 가장 오래된 신화적 어원이 됩니다.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 표현되는 아서 왕(King Arthur)의 전설에서 모리유(모르간)는 아발론(Avalon) 섬의 아홉자매인데 애번리(Avonlea)라는 지명의 신화적 시초이기도 합니다. 빨강머리 앤의 조상 또는 저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의 조상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소재적 측면의 구절이 빨강머리 앤에서 나타납니다.

   "I just wish you could have been there to hear me recite 'Mary, Queen of Scots.' I just put my whole soul into it. Ruby Gillis told me coming home that the way I said the line, 'Now for my father's arm,' she said, 'my woman's heart farewell,' just made her blood run cold.
   제가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를 암송하는 걸 들으셨으면 좋았을 거예요. 최대한 제 영혼을 담아서 낭송했는데요. 루비 길리스가 말하길 제가 '이제부터 아버님의 팔에, 여자의 마음은 작별을 말하며'라는 구절에서 몸이 오싹할 정도였데요." <빨강머리 앤 24장>

   "I took a slip of the little white Scotch rosebush his mother brought out from Scotland long ago; Matthew always liked those roses the best—they were so small and sweet on their thorny stems.
   전 매슈 아저씨의 어머니가 오래전에 스코틀랜드에서 가져왔다는 작고 하얀 꽃이 피는 스코틀랜드 장미 가지 하나를 꺾꽂이로 심었어요. 매슈 아저씨는 가시 많은 가지에 작고 귀여운 꽃이 핀다고 하시면서 - 늘 그 장미를 가장 좋아했어요." <빨강머리 앤 37장>

  
<아일랜드 신화의 마하, 스코틀랜드 신화의 동화적 분위기, 스코틀랜드 신화의 인어 (c) wikipedia.org, historyandlegends.com, ruthieredden.com>

   이제 신화의 빨간 머리는 마치고 다음 게시물부터는 실제 역사 인물을 통해 빨간 머리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빨강머리 앤과 함께 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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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놀이하는인간 2012/08/31 20:09 # 삭제 답글

    고대신화 예술에 악인의 표현 방법으로 빨간머리를 이용한 것은,
    현대 애니메이션에서 누가 악인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그려져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네요.

    북유럽신화에서 등장하는 괴물들은 컴퓨터게임, 판타지소설에서 참 많이 응용되어왔고,
    영웅, 매력적인 인물은 거의 빨간머리로 그려져 있죠.
    빨간머리가 아예 없는 우리 한국과 일본에서는 빨간머리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 로맨티스트 2012/09/01 09:09 #

    넵, 빨간 머리는 부정적 편견의 대표 사례였지만 근래에 들어 뚜렷한 개성을 나타내는 점이 긍정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인지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부정적인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 nnnyy 2018/12/28 01:30 # 삭제 답글

    연구가 대단하십니다! 글 지우지 마세요...모두 읽어보고 싶습니다
  • 로맨티스트 2018/12/29 11:13 #

    이글루스 서비스가 계속 되는 한도까지 안 지워집니다. 대단치 않습니다. 오류가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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