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 뮤지컬의 탄생(Anne Of Green Gables - The Musical, 1965) 빨강머리앤 연극

   이제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관광상품의 하나가 된 빨강머리 앤 뮤지컬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연구해 봤습니다. 빨강머리 앤 팬 외에는 별로 관심이 안 가겠지만 1950년대 캐나다의 뮤지컬의 중흥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뮤지컬이었기에 우리나라 뮤지컬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LA에서 태어난 노먼 캠벨(Norman Campbell, 1924-2004)은 부모님이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캐나다에서 살기 시작하여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며 연극 활동과 노래를 작곡하곤 했습니다. 1948년 밴쿠버 CBC 라디오에 프로듀서로 취업하면서 라디오의 음악을 위한 작곡을 시작해서 뮤지컬 첫 작품인 <Oh Please, Louise, 1948>을 작곡했습니다. 라디오 방송국에서 만난 아나운서였던 일레인 캠벨(Elaine Campbell 1925-2007)과 1949년에 결혼하고 1952년 토론토 CBC TV의 프로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메이버 무어(Mavor Moore, 1919-2006)는 노먼 캠벨의 상사로서 1930년대와 40년대에 캐나다의 많은 예술극장을 설립한 극예술가였고 1950년대에는 CBC 총 프로듀서를 맡아서 예술관련 프로그램을 만들며 TV 프로그램을 위한 작사와 작곡을 이미 기본적으로 하며 배우로서 TV에도 출연하고 있었습니다. 1950년대에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뮤지컬 중흥이 시작되어 캐나다의 CBC도 그에 따라 TV용 뮤지컬과 연극, 무용 등의 예술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게 되어서 메이버 무어가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일레인 캠벨이 가사를 쓰고 노먼 캠벨이 작곡하여 연출한 <Take to the Woods, 1955>가 TV용 첫 작품으로 방송되었고 당시 캐나다, 미국, 영국에서 TV 배우로 활동하던 도날드 해런(Donald Harron; Don, 1924-)이 메이버 무어의 부탁으로 캠벨 부부에게 캐나다적 콘텐츠인 빨강머리 앤을 90분짜리 TV 뮤지컬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하게 됩니다.


<주요 작사자와 작곡자 돈 해런, 일레인 켐벨, 노먼 캠벨 (c) Elaine Campbell Broadway North>

   CBC 업무 때문에 뉴욕의 UN에 머물고 있던 도날드 해런은 바쁜 시간을 쪼개 대본을 작성하고 UN의 텔렉스로 캠벨 부부에게 보내며 작업했습니다. 도날드 해런은 당시 미국의 매카시즘 때문에 대본 작가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던 것을 알고 있었고 UN 텔렉스로 머리카락이 빨간 소녀의 이야기를 외국인 캐나다에 보내는 것에 대해 매우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노래의 가사는 도날드 해런, 메이버 무어, 일레인 캠벨, 노먼 캠벨이 모두 참여하여 수정하며 썼고 작곡은 노먼 캠벨이 담당하여 프로듀서로서도 참여하고, 도날드 해런이 감독하여 1956년 3월 4일에 CBC 채널에서 방송되는 것이 빨강머리 앤 최초 뮤지컬이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대사 부분은 방송 작가인 제임스 코스티건(James Costigan, 1926–2007)이 담당했는데 뮤지컬 부분에는 참여하지 못하여 현재 빨강머리 앤 뮤지컬에는 그의 이름이 없습니다. 당시의 출연진과 TV에서의 사진은 아래와 같고 동영상은 빨강머리 앤 관련 CBC 클립에 오래된 매슈 아저씨와 앤의 마차 장면이 가끔 나옵니다.

앤 셜리 : 토비 타노우(Toby Tarnow)
마릴라 : 마고트 크리스티(Margot Christie)
매슈 : 존 드레이니(John Drainie)
다이애나 : 마거릿 그리핀(Margaret Griffin)
길버트 : 윌리엄 콜(William Cole)
레이첼 린드 : 헬렌 윈스턴(Helene Winston)
상점 점원 : 바바라 해밀턴(Barbara Hamilton)


<CBC 빨강머리 앤 TV 뮤지컬 장면 1956년(좌), 1958년(우) (c) 1956, 1958 CBC - Elaine Campbell Broadway North>

   영국 배우 바바라 해밀턴은 후에 빨강머리 앤 뮤지컬, BBC 빨강머리 앤 드라마와 캐나다 로드 투 애번리 등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 작품에 배우로 유명하게 되지만 다른 출연진은 그렇게 유명하게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 빨강머리 앤 TV 뮤지컬은 위의 출연진에서 앤 셜리 역만 캐시 윌라드(Kathy Willard)로 바뀌어 2년 전과 똑같은 제목인 <Anne of Green Gables, 1958>로서 노먼 캠벨의 연출로 1958년 11월 18일에 CBC에서 다시 방송 - IMDB 데이터 부재 - 되었습니다.
   메이버 무어는 1970년 이후 토론토 요크대 교수직을 맡기 전에 1964년 10월 6일 공식 개관하게 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샬럿타운 컨페더레이션 아트센터(Confederation Centre of the Arts)의 대표(관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 필립공, 14대 캐나다 총리 레스터 피어슨(Lester B. Pearson, 1897-1972, 노벨평화상 수상자; 토론토 공항 이름)이 참석하는 개관 행사를 위해 당시 최고의 캐나다 가수였던 로네 그린(Lorne Greene, 1915–1987, 배틀스타 갈락티카 아다마 역 영화배우)의 노래와 역시 캐나다적인 콘텐츠인 빨강머리 앤 뮤지컬 노래 몇 곡을 개막 공연으로 준비했습니다. 빨강머리 앤 뮤지컬 노래 몇 곡을 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나머지들도 듣고 싶군요." 라며 빨강머리 앤 뮤지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메이버 무어는 컨페더레이션 아트센터의 진흥을 위해 1965년 여름부터 샬럿타운 페스티벌을 창안하고 그 첫 공연으로 빨강머리 앤 뮤지컬과 함께 캐나다인 제작의 뮤지컬 두 편을 공연하기로 기획했습니다. 초대 샬럿타운 페스티벌 감독으로는 잭 맥앤드류(Jack McAndrew)를 임명하고 빨강머리 앤 뮤지컬 연출자로는 안무가인 앨런 런드(Alan Lund, 1925-1992)와 지휘자이자 편곡으로 존 펜윅(John Fenwick)을 섭외했고 전의 뮤지컬의 개작을 위해 노먼 캠벨, 일레인 캠벨, 도날드 해런과 계약하고 공연에 적합하도록 뮤지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없으면 이상할 듯한 장면인 앤이 린드 부인에게 용서를 비는 노래가 그때 처음 작곡, 작사되어 첨가되었고 그 외 스테이시 선생의 노래 등이 첨가되고 다수 개작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빨강머리 앤 공연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1965년 7월 27일에 첫 프리미어가 있었습니다. 뮤지컬 초연 시즌은 미국 '뉴욕 타임스'에서 리뷰를 낼만큼 캐나다 대표적 뮤지컬이 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그대로 여름마다 공연되고 있습니다. 초연 오리지널 출연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앤 셜리 : 제이미 레이(Jamie Ray)
마릴라 : 바바라 해밀턴(Barbara Hamilton)
매슈 : 피터 뮤스(Peter Mews)
다이애나 : 메릴린 스튜어트(Marylyn Stuart)
길버트 : 딘 레건(Dean Regan)
레이첼 린드 : 모드 휘트모어(Maude Whitmore)


<1967년 샬럿타운 페스티벌 제이미 레이 공연 장면 중에서 (c) 1967 Archives Canada - Romantist aogg.egloos.com>

   빨강머리 앤 뮤지컬은 공연 뮤지컬로서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지만 이후 네 명의 작곡 작사자들이 오케스트레이션과 해외의 공연과 판권을 위해서 종종 개작을 했습니다. 1965년 초연에서는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 트럼펫으로 반주를 했지만 1966년부터는 캐나다 동부지역 유명 오케스트라였던 아틀랜틱 심포니(Atlantic Symphony, 1983년 재정문제로 해단)를 초빙해서 공연하기 시작했고 1967년에는 샬럿타운 페스티벌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어머니(The Queen Mother, 1900-2002)가 빨강머리 앤 뮤지컬을 관람했습니다. 앨런 런드는 샬럿타운 페스티벌 감독을 이어 받아 빨강머리 앤 뮤지컬을 1986년까지 무려 21년간 연출한 전설의 연출자였습니다.


<여왕 어머니(중앙)와 연출자 앨런 런드와 부인(좌측), 메이버 무어(우측) (c) 1967 CBC - Elaine Campbell Broadway North>

   1967년부터 캐나다 전국 투어가 있었고 1969년에는 영국에 수출되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되었고 1970년에는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서 공연되었고 1971년 말에서 1972년 초까지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등으로 이어져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샬럿타운 페스티벌의 주요 공연으로 관광상품입니다. 올해 여름에도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는 그대로 공연됩니다. 여행을 가시는 분이나 안 가시는 분이나 관계 없이 뮤지컬에 흥미가 있다면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요 참고 도서 : Broadway North by Mel Atkey, Dundurn, 2006

참고 게시물
the Anne of Green Gables and L. M. Montgomery lexicon : 1965 Anne of Green Gables The Musical (영어)
L.M. Montgomery Research Group : http://lmmresearch.org/filmography/agg-1958/ (영어)
뮤지컬 관련 사진 : http://aogg.egloos.com/6008572
1969년 런던 웨스트엔드 빨강머리 앤 뮤지컬 : http://aogg.egloos.com/10696389
작사자 일레인 캠벨 관련 뉴스 : http://aogg.egloos.com/6010252
뮤지컬 관련 동영상 : http://youtu.be/3riJt_GoA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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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ladreader 2011/05/30 22:16 # 답글

    tv뮤지컬을 계속 보고 싶었는데 클립을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ㅠㅠ
    다큐멘터리 중간에 목소리가 또랑또랑한 극단사계의 앤도 보이는군요. 배우가 초연때 배우인가요? 현재 중년의 나이에도 미녀, 에비타 같은젊은 역할을 하신 노무라 레이코 씨도 빨강머리 앤으로 간판스타가 되었다는 걸 알았어요.
    최근에 극단사계에서 dvd를 출시한 거보고 지름신이 강림했지만 아직 미성년자인 관계로 기말고사 성적 보고 결정하기로 부모님과 계약을 맺었지요ㅋㅋ ㅠㅠ 부디 15등 안에 들게 기도해주세요!! ㅠㅠ
  • 로맨티스트 2011/05/31 15:12 #

    시키의 초연은 정보를 수집하는 중입니다. 일본에도 그것을 연구하는 이가 없네요.
    등수 안에 들어서 5만원짜리 레어 아이템 득템하길 빌어요!
  • gladreader 2011/06/11 08:22 # 답글

    그런데 자세히 보니 뮤지컬 영화의 세트가 뮤지컬세트에 많이 반영이 되었네요! 앤의 초기 의상도
    영화의 의상과 많이 비슷하고요^^ 최근에 개정된 세트를 보니 좋긴 좋은데 오히려 조금 소박하지만(?) 귀엽고
    아기자기했던 전 세트가 쬐끔 더 좋더라구요ㅎㅎ 이번에 올리는 세트는 개정안 프로그램을 보고 무척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 기대엔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아서요ㅠㅠ. 하지만 아직 세트를 전부다 본것도 아니고 하이라이트인 초록지붕집세트도 못봤으니까 벌써 단정지으면 안되겠죠^^;;
  • 로맨티스트 2011/06/11 10:41 #

    1934년 흑백영화로부터 1985년 드라마로 정립된 것 같습니다. 그 영향은 관련문학인 베치 바이어스의 작품에도 나와 있을 정도이고 이후 관련 자료에도 그 영향이 종종 보입니다. 2003년 정도 것이 전 가장 좋았다고 보는데 지금은 좀 현대적인 디자인이라서 저도 별로 정감은 안가네요. 빨강머리 앤은 뭔가 빈티지(촌스러운)해야 하죠.
  • gladreader 2011/06/11 19:22 # 답글

    저만그런게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ㅠㅠ. 전 저번 무대가 식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지금 무대는 뭔가 차가워요. 마치 아시안 투어 신데렐라 무대처럼요ㅋㅋ 2003년 것은 무엇이었는지 보고싶네요
    지금 무대는 뭔가 조금 산만하게 만들어놓아서 양옆에 붙어있는 나무 그림들 좀 빼고 뒤에 하늘 배경을 전체로
    하면 훨씬 더 좋아보일텐데요ㅎㅎ
  • 로맨티스트 2011/06/13 20:22 #

    그 초록 지붕집 지붕을 나무로 실루엣처럼 만들고 옛날 마차 그대로 나오던 소품하고 세트였어요. 그렇다고 1990년대 이전 것은 너무 촌스러워서 좀 그렇고요. 적당한 빈티지가 좋은 것 같습니다. 가서 봐야 자세히 알텐데 가 본 적이 없어서... 대략 낭패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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