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Roman Holiday)과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빨강머리앤 영화

   1953년 제작되어 발표되었던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를 모두 아실 겁니다. 로맨스라는 장르를 떠나서 오래전에 이미 고전 명화가 되어서 영화에 대한 설명이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 자체로 그 시대의 스타일이 되었고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도 당대 최고였고 또한 오드리 햅번 신드롬이 시작된 영화였습니다.
   더우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 앤하우스"라는 공주 스타일 카페는 사실 정확하게는 이 로마의 휴일의 주인공 앤 공주의 테마를 적용한 것입니다. 로맨티스트는 EBS에서 처음 봤던 당시부터 뭔가 빨강머리 앤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당연히 빨강머리 앤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 십 년이 지난 근간에 이르러서야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것에 대한 사항도 겸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일전에 인기를 끌었던 <아바타>가 최첨단 3D라는 전달 매체를 가지고 있는데도 전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스토리를 엮어서 흥행 기록을 경신한 것과 같은 기시감과 미시감의 조화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어 제목에서 시작됩니다. 원제는 <Roman Holiday>로 감독이 왜 'Rome's Holiday' 나, 'Holiday in Rome' 이라 하지 않고 그렇게 제목을 지었냐는 겁니다. 영어 자체와 한글 번역으로는 단어들의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Roman Holiday'는 이미 있던 단어였습니다. 1818년 바이런이 발표한 장편 서사시 차일드 헤럴드의 편력(Childe Harold's Pilgrimage)의 마지막 권인 4권에서 처음 쓰여져 로마의 유적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서사시 중에 글레디에이터들의 고통에 의해 만들어진 휴일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제목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을 2회나 수상한 달튼 트럼보(Dalton Trumbo, 가명 Ian McLellan Hunter)가 스토리를 만들어 대본을 썼고 달튼 트럼보는 할리우드 매카시즘 때 공산주의자로 몰려 '할리우드 10인'으로 복역까지 했고 그 후에 가명을 써서 활동해야만 했습니다. 기득권자들이 질투하는 예술가를 없애는 방법으로 좌파로 몰아버린다는 것의 사례였는데 그 후에 그는 가명을 썼지만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고 로마의 휴일 외에도 브레이브 원, 스파르타쿠스, 영광의 탈출, 빠삐용, 올웨이즈 등의 영화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많은 히트 영화의 대본을 썼습니다.
   로마의 휴일은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하지만 영어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를 유명하게 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영화이기 때문에 부정적 의미는 많이 완화가 되어 현대 영어 사용자는 재미있는 로맨스 영화의 제목으로 엔터테인먼트적인 휴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영원한 마음의 벗을 뜻하는 킨드레드 스피리츠(Kindred Spirits)가 이미 있던 단어였지만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가 그 단어를 히트시키고서 유명해진 것과 유사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로마 여행의 기본적인 가이드이기도 합니다.

   빨강머리 앤 애니메이션을 모두 아시니 그것과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이해되실 겁니다.



   앤 공주가 로마를 방문하는 첫 장면에 공주다운 악세사리와 왕관을 하고 나옵니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왕관인데 그것은 앤이 평소에 꿈꾸던 장신구였고 빨강머리 앤에도 등장하죠.



   앤 공주가 일국의 공주로서의 책임과 의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울면서 잠자리에 드는데 그것 역시 앤과 똑같습니다. 앤은 꿈꿔오던 집에 왔는데 남자 아이를 원한다고 해서 울면서 잠자리에 들고요. 앤 공주가 바라는 것은 억압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일 것이고 빨강머리 앤이 바라는 것은 행복한 가정(집)이죠. 고아니까요.



   앤 공주는 진정제를 맞은 후에 헤롱거리며 동경하는 바깥으로 탈출을 시도합니다. 위험한 장면은 같은데 앤 공주는 자유를 위한 탈출이고 빨강머리 앤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위험한 놀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앤 공주의 이름은 앤 관련 이름 기본형인 'Ann'입니다. 앤 셜리는 원래 'Ann'인데 자신의 선택으로 'Anne'이 되었습니다. 'e'를 붙이나 안 붙이나 발음은 같고 두 캐릭터 모두 페미니즘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로마의 휴일에서 유명한 에피소드였고 앤 공주가 자유를 만끽하며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머리카락 자르기였습니다. 앤 공주는 웃으며 기쁘게 자르지만 앤은 허영심에 의한 염색 실패로 울면서 자르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이 장면으로 오드리 햅번 스타일이 시작됩니다. 오랜 세월 후에 그것을 사랑과 영혼에서 데미 무어가 다시 살려서 현재 머리카락 짧은 여성은 데미 무어와 오드리 햅번을 자신의 롤 모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 다 스타일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죠.



   앤 공주가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도 아주 유명해서 저 스페인 광장의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로마 여행 기본 코스가 된지 오래입니다만 계단이 너무 더러워져서 지금은 금지되었습니다. 빨강머리 앤에서의 아이스크림은 앤 공주의 아이스크림보다 더 유명한 에피소드가 되었고요. 빨강머리 앤의 이름은 아이스크림, 초코렛, 감자칩, 쿠키, 티, 커피, 음료 등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앤 공주가 먹었던 아이스크림은 우리 동네나 시내 번화가에서 자주 보이는 빨라쪼(Palazzo)의 아이스크림입니다. 의외로 우리의 바로 곁에 있죠.



   앤 공주와 신문기자 조 브래들리는 관광용 마차에 타기도 합니다. 빨강머리 앤에게 마차는 기본이고요. 자동차가 없던 19세기 말이 배경이니까요.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앤 공주가 보디가드들을 피하느라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것은 빨강머리 앤도 똑같고 장면까지도 같습니다. 하나는 기타로 내려치는 것이고 하나는 석판으로 내려치는 것이 다를 뿐이고요. 왜 이렇게 같은지는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역시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앤은 연극장면을 흉내내다가 물에 빠지게 되어서 길버트가 구해주었는데도 길버트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앤 공주는 조 브래들리가 물에 빠지자 같이 뛰어 듭니다. 역시 페미니즘의 요소가 둘 다 들었죠.



   이제 마지막 장면이 다가옵니다. 앤 공주의 결말 장면에는 역시 공주답게 진주 귀걸이와 진주 목걸이를 착용했습니다. 그 장신구는 역시 앤이 꿈꾸던 장신구였고 빨강머리 앤은 비록 가짜이긴 하지만 호텔 발표회에서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역시 빨강머리 앤도 학교를 양보해준 길버트에게 감사하며 앤 시리즈의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앤 공주의 것은 작별과 로맨스의 끝을 알리는 것이고요. 앤 공주가 말한 사람들 간의 믿음은 빨강머리 앤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물론 로마의 휴일(1953) 이후 빨강머리 앤 드라마(1985)나 애니메이션(1979)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빨강머리 앤에서 기시감을 느끼는 것이 맞지만 원작 소설(1908)에 에피소드나 장면의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기시감을 느껴도 관계는 없을 것입니다. 모두 이젠 고전 명작이 되었으니까요. 최소한 로마의 휴일과 빨강머리 앤과의 관계에서 이름이 관계가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호주 드라마 <가시나무새>의 장면이나 로마의 휴일 장면에서 빨강머리 앤이 생각나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호드 가시나무새, 메기의 어릴 적 장면 중에서 (c) 워너브러더스 aogg.egloos.com>

참고 게시물

한글
빨강머리 앤 유사 캐릭터 가시나무새 사진 http://aogg.egloos.com/6008526
'E' 붙은 빨강머리 앤의 이름 앤 셜리(Anne Shirley) 성명학 http://aogg.egloos.com/10101491
앤 공주 테마 카페 앤하우스 http://aogg.egloos.com/10368070
빨강머리 앤의 보석과 장신구에 대한 고찰 http://aogg.egloos.com/10310518

영어
로마의 휴일 제목 관련 문답 http://en.allexperts.com/q/Classic-Film-2786/title-Roman-Holiday-1.htm
프로젝트 뮤즈 로마의 휴일 문학 관련 논문 http://muse.jhu.edu/journals/henry_james_review/v024/24.2witschi.html
문학 관련 영어 사전의 단어 설명 http://www.urbandictionary.com/define.php?term=Roman%20holiday
로마의 휴일 영화 데이터 http://www.imdb.com/title/tt0046250/

* 캡쳐된 이미지의 저작권은 파라마운트와 니폰 애니메이션, 워너브러더스에 있습니다. 개인적인 용도 외 상업적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Copyright Paramount Pictures, Nippon Animation, Warner Bros.

덧글

  • 2010/07/10 17:0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맨티스트 2010/07/11 15:05 #

    벌써 다 봤는데요. 작은 아씨들은 뭐랄까 상황이나 플롯은 비슷하고 빨강머리 앤에 당연히 영향을 주었는데요. 아쉽게도 문구까지 같지는 않아서 앤 관련문학이라 하기엔 좀 그래서 나중에 (아직 만들지는 못했지만) 아동문학 카테고리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재클린 윌슨 난 작가가 될 거야는 에밀리와 너무 닮았더군요. 역시 빨강머리 앤은 아니라서 게시물 대상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동문학 카테고리에는 당연히 포함되고요. 좋은 작품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일에 레미 박사 덕분에 다른 작품들도 많이 알고는 있는데 아직 한국어 번역이 없는 책이 너무 많어요. ㅠㅠ 그리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님을 확인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날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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