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생활속의이야기] 김경민 님의 내 친구 빨강머리 앤 빨강머리앤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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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9·10월호에 김경민 님의 빨강머리 앤 관련 수필이 실렸습니다. 늦게나마 자료로 보관합니다. 빨강머리 앤은 이제 생활입니다.






어린 시절, 내게 책을 친구로 소개시켜 주신 분은 아버지였다. 지금은 나 역시 5월에 태어난 딸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가 되었지만, 아직도 내 마음 속 영원한 친구와 인연이 된 그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그리고 마음 깊이 아버지께 감사 드린다.
1990년,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 방학이었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 감상을 좋아하던 내게 아버지가 두꺼운 책 한 권을 건네셨다. 그 책은 『빨강머리 앤』이었다. 당시 TV에서 만화 영화 『빨강머리 앤』을 본 적이 있는 나는, 그림도 거의 없는 두꺼운 책으로 앤 이야기를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이 시큰둥했다. 그러나 점점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림도 없는 책을 통해 만화 영화로는 느낄 수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갔다. 앤과 다이애나의 우정, 앤의 말과 행동, 앤이 저지르는 사건들, 앤의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나는 중학생이 된 뒤에도 이 책을 몇 번이나 더 읽었는지 모른다. 앤과 나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면 남편과 함께 (당시 어디인지도 몰랐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앤을 만나러 가야지!’ 하고 다짐했고, 그것을 책 뒤편에 써 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고교 입시로 바빠지면서 그 약속은 조용히 묻혀졌다.
대학생이 된 뒤, 역 근처 서점에 들러 이 책 저 책을 구경하다가 한 서점의 문고판 책들 속에서 『앤의 꿈의 집』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그 때가 1997년 가을이었다. 아버지가 맺어 주신 인연으로 앤과 사춘기를 보냈던 나는 길버트와의 화해와 우정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 것에 아쉬움을 갖고 있었는데, 앤과 길버트가 서로 사랑하여 결혼하고 신혼집을 꾸미는 이야기가 담긴, 이후의 이야기를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나는 캐나다 어학연수를 선택했다. 앤 때문에 캐나다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1년의 공부를 마친 뒤 한 달간의 마지막 배낭 여행을 캐나다 동부로 떠났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는 꿈을 이루었다. 앤을 탄생시킨 루시 M. 몽고메리의 생가와 발자취, 앤의 집과 추억의 장소를 돌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곳에서 ‘나의 길버트’를 만났고, 지금은 결혼해 이렇게 가정을 이루는 축복도 받았다.
앤은 내게 성장의 아름다움과 교사의 꿈, 그리고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소중한 비밀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내 딸과 내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앤을 소개하면서 그 아름다운 꿈과 교훈을 알려 주고 있다. 한 권의 책이 내 성장의 전반과 인생에 이렇게 크고 작은 많은 선물을 주었다. 영원한 친구를 만나게 해주신 아버지께 언제나 감사드린다.

* 출처 : CJ 생활속의 이야기 2008년 9·10월호 http://www.cjstory.com/story/story_view.html?cont_id=20080900205500 (Copyright 2008 CJstory.c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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